2026-09-09: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문득 경제학 책을 읽고 싶어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사서 읽어보았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라는 말에 선택하게 됐다.
경제학에 무지하여 펼치기 두려웠지만 쉽게 읽힌 것 같다!
책의 머리말에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며, 반론의 여지 없이 증명할 수 있는 해답은 없다는 점이다." 라고 소개하여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18가지 음식을 하나씩 꺼내놓고, 그 음식에 얽힌 역사와 저자의 기억과 경험을 이야기한 뒤 경제학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은 처음이라 이상하고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경험과 함께 읽으니 더 잘 읽힌 것 같다.
그중에 인상깊었던 내용들을 정리해본다.
- 오크라 - 자유란 누구의 자유인가
- 자본주의 초기의 경제 성장이 노예 노동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도 다시 보게 됐다
- 유치산업 보호와 사다리 걷어차기
- 아직 약한 자국 산업을 국가가 관세로 보호해서 키우는 것을 유치산업 보호라고 한다
- 영국도 미국도 자국 산업이 약할 때는 보호무역을 했고, 강해지고 나서야 자유무역을 주장했다
- 자기가 타고 올라온 사다리를 걷어차는 셈이다
- 자유무역이 원래부터 옳았던 것이 아니라 이미 이긴 쪽에게 유리한 규칙일 수 있다는 관점이 인상깊었다
- 다국적 기업의 양면
- 자본과 기술, 판로를 한 번에 가져다주기 때문에 개발도상국 입장에서 분명한 이점이 있다
- 하지만 핵심 기술은 본국에 두고 단순 조립만 맡기거나, 그 나라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제도 있다
- 무조건 막을 것도 무조건 받을 것도 아니고, 어떤 조건으로 받느냐의 문제라는 것
- 복지국가는 극보수 진영에서 시작됐다
- 복지를 늘리려던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 조치였다
- 지금은 진보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제도가 정반대 진영에서 나왔다는 게 신기했다
- 기회의 평등만으로는 부족하다
- 출발선을 똑같이 맞춰주는 것이 기회의 평등이다
- 그런데 능력이라는 것 자체가 영양, 교육, 집안 형편이 만들어준 결과다
- 부모 세대의 결과가 자녀 세대의 출발 조건이 되고, 그것이 다시 결과가 되는 순환이다
- 결과의 평등이 어느 정도 받쳐주지 않으면 기회의 평등도 말뿐이 된다는 것
- 그래서 결과의 격차가 일정 선을 넘으면 기회의 평등은 제도로만 남게 된다
- 유한책임제와 무한책임제
이 내용들을 읽으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은 어떤 방향이나 어떤 생각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단점 같았는데 장점인 면이 있었고, 틀린 생각 같았는데 그 안에 옳은 부분도 있어 보였다.
자유무역도 보호무역도, 다국적 기업도 복지국가도 전부 그랬다.
결국 머리말에서 말한 "반론의 여지 없이 증명할 수 있는 해답은 없다"는 문장을 책 전체가 계속 증명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앞서 읽었던 프레임과도 이어졌다.
프레임이 하나의 창으로만 세상을 보지 말라고 했다면, 이 책은 경제를 보는 창이 원래 여러 개였는데 우리가 하나만 배웠다고 말하는 것 같다.
2026-08-25: 프레임
옛날에 소개로 한 번 읽었던 책인데, 다시 생각나서 읽어보았다. 상황이나 사건들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힘든 상황에도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전에는 회사에서 산 책으로 읽었었기에 이번 새로 사서 읽어보았다.
이 책의 제목인 프레임을 '사람이 생각하고 인지하는 어떤 맥락, 어떤 관점 혹은 일련의 평가 기준이나 가정하에서 일어나는데, 그러한 맥락, 관점, 평가 기준, 가정을 프레임' 이라고 소개한다.
이 프레임을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라고도 설명한다. 이 창을 조절하고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책의 내용 중 '행복을 결정하는 것'에서 아래와 같이 말한다.
"행복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다.
행복은 대상이 아니라 재능이다.".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가지지 않았더라도 스스로가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위 수준 프레임에 집착하라는 것이다. 상위 수준 프레임은 'Why'를 묻지만, 하위 수준 프레임은 'How'를 묻는다.
이런 프레임의 수준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자식에 물려주는 것은 세상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2024년에도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적었었는데, 그때는 동조 실험이나 매몰 비용처럼 "사람이 상황에 이렇게까지 휘둘리는구나" 싶은 연구들이 인상깊었다.
이번에는 긍정적인 사고에 대해 집중하고 싶었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타인의 힘에 대해서는 민감하지만, 타인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나의 힘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둔감하다.
타인의 행동을 유발하는 원인이 나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원래 저 사람은 저래'라는 생각의 함정에 빠지곤 한다.
지혜와 자기 성찰의 완성은 타인에게 미치는 나의 영향력을 직시하는 것이다.
이내용과 이어지는 것이 자기실현적 예언이다.
처음엔 틀린 믿음이었는데 그 믿음대로 행동하다 보니 결국 그 믿음이 사실이 되어버리는 것을 말한다.
교사의 기대가 성적을 바꾼 연구
- 교사에게 무작위로 뽑은 아이들의 명단을 주면서 "앞으로 크게 성장할 학생들"이라고 알려줌
- 1년 뒤에 그 아이들의 점수가 실제로 더 많이 올랐다
- 바뀐 것은 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바라보는 교사의 창이다
- 기대를 가진 교사는 그 아이를 더 자주 쳐다보고, 답을 더 기다려주고, 더 따뜻하게 대했고 그 대우가 아이를 정말 그런 아이로 만든 것
프레임은 세상을 해석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그렇게 해석한 세상을 실제로 만들어낸다.
'원래 저 사람은 저래'라고 판단한 그 모습이 사실은 내가 그렇게 대했기 때문에 나온 반응일 수 있는데, 우리는 그 결과를 보고 다시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라고 확인한다. 프레임이 스스로 증거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읽으면서 또 뜨끔했다. 누군가를 '원래 저런 사람'이라고 정리해버린 적은 많은데, 그 모습에 내가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다시 읽고 얻은 것은 두 가지다.
- 같은 사건도 어떤 창으로 보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진다.
-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타고나는 성격이 아니라 연습해서 기를 수 있는 능력이다.
어떤 상황을 마주했을 때 "지금 나는 이걸 어떤 창으로 보고 있지?"라고 한 번 되묻는 것만으로도 원래는 보이지 않았을 각도가 생긴다.
긍정적인 사람은 원래 낙천적으로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 상황을 해석하는 창을 다르게 고르는 사람에 가깝다고 느꼈다.
이전에 읽었던 죽음의 수용소에서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프랭클이 말한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는 이 책의 표현으로 바꾸면 결국 어떤 창으로 볼지 선택할 자유인 것 같다.
환경은 내가 고를 수 없지만 창은 내가 고를 수 있다.
물론 프레임을 안다고 해서 편향에서 자유로워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내가 얼마나 자주, 얼마나 자연스럽게 편향에 빠지는지를 보여준다.
그래도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게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여지 하나만 남겨둬도 충분한 것 같다.
같은 책인데 2년 만에 다시 읽으니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 달랐다. 지금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한다.
2026-08-23: 3Blue1Brown 딥러닝 시리즈
- 뉴럴네트워크라는걸 들어 보셨다면 보셔야 할 영상
- AI는 이미지를 보고 숫자를 어떻게 인식할까? multilayer perceptron
- 뉴럴이 뭐지? 네트워크는 왜 붙었지?
- Neuron : 숫자를 가지고 있는 것 (생물에서는 신경세포를 뜻함)
- 각 뉴런은 픽셀의 밝기를 값(Activation)으로 가짐
- 모든 뉴런이 MLP의 첫 레이어에 인풋으로 전달된다
- 히든 레이어란? 인풋 이미지가 주어졌을 때 패턴에 대한 activation을 가지고 있기를 바라는 레이어 -> 패턴을 찾기는 어렵다 동그라미를 직선의 5개로 구성되었다고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 즉, 숫자의 작은 조각들을 분석해서 다음 레이어로 전달해서 조각들의 패턴을 찾는다는 것
- 패턴은 어떻게 찾나?
- 많은 픽셀 중에서 작은 조각이 존재하는지 분석하기 위해서는 픽셀 값들을 조합해야 하는데, 파라미터(가중치, weight)를 지정한다
- 각 activation에 대한 연관관계를 숫자로 지정하는 것
- 가중치와 activation을 곱한 값을 시그모이드 함수로 0과 1사이로 표현한다 (요즘은 시그모이드 보다는 RELU를 많이 사용한다)
- AI가 궁금하다면 봐야할 기초영상 경사하강법
- 훈련을 하려면 훈련 데이터와 레이블이 있어야 한다
- 코스트 = weight와 bias를 거친 출력과 정답이 다른 정도 (잘못된 출력과 원하는 정답의 차이를 각각 제곱해서 더한 값, 로스라고도 불림)
- 비용의 지역 최소값은 가능하지만 전역 최소값을 구하기는 엄청 어렵다
- 경사하강법
- 백프로파게이션 개념적으로 이해하기
- 값을 높히고 싶다면 -> 바이어스? 이전 층의 가중합? 액티베이션?
2026-07-19: 죽음의 수용소에서
이 책을 회사 온보딩에서 듣게 됐다. 온보딩 리더가 어떤 질문을 받고 답변하면서, "사람에게 주어진 가장 크고 유일한 자유는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이다." 라고 말씀하시면서 이 책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셨다.
소개를 듣고 이 책에 관심이 생겨서 구매해 읽어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자 로고테라피의 창시자인 빅터 프랭클이다. 홀로코스트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는지, 심리적으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자기 자신과 동료 재소자들을 관찰 대상으로 삼아 경험한 것들을 기록한 것이다. (아마 이 관찰 자체가 빅터 프랭크의 삶의 동기였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은 두 가지다.
- 나에게는 태도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
- 의미 있는 삶에 대해 고민해보자.
매일 매시 매분 매초가 죽음의 갈림길인 수용소에서 사람들은 모든 자유를 빼앗겼지만, 수용소 안에서 삶을 대하는 태도 자체는 직접 선택할 수 있었다.
그 혹독한 환경에서도 막사를 돌아다니며 동료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마지막 남은 빵을 나눠주는 사람들이 드물지만 존재했다고 한다.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 갈 수 없다."
그리고 어떤 재소자들은 닥친 시련과 고통을 자신을 속여 가며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그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무엇인가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들에게는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 즉 삶의 의미가 생겼고, 그 의미가 있었기에 어떤 시련도 견딜 수 있었다.
반대로 삶의 의미와 동기를 찾지 못하고, 찾으려고 노력조차 안 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오물에 던지고 담배만 피우며 죽어갔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아우슈비츠가 있다."
내가 가진 고통을 남과 비교하지 말자. 내가 시련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잘게 쪼개서 그 시련이 어떤 의미인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련을 통해 내가 어떤 것을 성취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생각해봐야 한다.
"인간은 여러 개의 사물 속에 섞여 있는 또 다른 사물이 아니다.
사물들은 각자가 서로를 규정하는 관계에 있지만, 인간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규정한다.
타고난 자질과 환경이라는 제한된 조건 안에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판단에 달려 있다."
두 가지 느낀 점은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 프랭클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공허해진 상태를 실존적 공허라고 불렀다. 의미가 없는 삶이란 공허함이고, 그 공허함을 채우는 것은 환경이 아니라 내 삶을 지탱해줄 충만함을 찾으려는 태도다.
수용소라는 극한의 환경조차 한 인간이 어떤 사람이 될지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니 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나의 판단에 달려 있다.
데이터 중심 애플리케이션 설계 2판
2025-02-13: 요즘 개발자를 위한 시스템 설계 수업
시스템 설계는 AI 시대에 개발자로서 관심가져야 할 부분이기도 하고 종립님의 리뷰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길래 읽어보았다.
데이터 중심 애플리케이션 설계 2판과 같이 읽으면서 겹치는 부분도 있어 상호보완적으로 읽기 좋았다.
이 책은 시스템 설계의 정의부터 분산 시스템을 이루는 특징과 필요성 그리고 분산 시스템의 근본적 한계인 CAP, (CAP의 확장인) PACELC, 비잔티움 장군 문제, FLP까지 설명하여 시스템 설계 입문으로 읽기 굉장히 친절하다고 느꼈다.
FLP: 합의가 끝날 수 있나? 보장 불가 (비동기 + crash)
비잔티움: 배신자가 있어도 합의 가능한가? n > 3f 일 때만 가능
CAP: 네트워크 파티션 단절 발생시 무엇을 포기하나? C 또는 A
PACELC: 정상일 때도 트레이드오프가 있나? L 또는 C
- 설계 단계에서는 데이터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 데이터 구조, 수집, 저장, 처리, 검색 (DDAI에서와 동일한 강조였다.)
- 분산 시스템에서의 데이터 읽기, 쓰기 옵션
- 직렬 동기 쓰기, 직렬 비동기 쓰기, 병렬 비동기 쓰기, 메시징 서비스 쓰기
- 하나의 레플리카에서 읽기, 일부 레플리카에서 읽기, 모든 레플리카에서 읽기
- 강한 일관성과 최종적 일관성
- 일관된 해싱을 보장하기 위한 방법
- 링 모양 해싱 + 가상 노드 사용
- DNS의 재귀적 쿼리와 반복적 쿼리 방법
- 로드밸런서가 사용하는 알고리즘
- 전송 계층과 응용 계층의 로드밸런서 특징
- 데이터 복제 전략
- 주 노드와 보조 노드로 구성된 주-종 모델, 또는 모든 노드가 대등한 역할을 하는 동등 모델
- 힌트 전달 방식을 통해 특정 노드에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복구 가능
- 분산 캐싱의 장점과 한계점
가상 면접 사례로 배우는 대규모 시스템 설계 기초 1,2권을 읽기 전에 이 책을 통해 분산 시스템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될 것 같다.
2025-01-29: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 패턴
회사에서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를 고민하는 상황이 있어서 고전인 이 책이 떠올라 읽어보았다. 지금 읽기에는 조금 주저하게 되긴 했지만, 오래전부터 많이 들었던 단어들과 패턴에 대해 더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다.
이 책에서 크게 두 가지 관점을 얻었다.
- 도메인 논리의 구조를 이해하고 무엇이 적절한가? -> 트랜잭션 스크립트, 도메인 모델, 테이블 모듈
- 데이터 접근 전략의 트레이드오프 -> 테이블/행 데이터 게이트웨이, 활성 레코드, 데이터 매퍼
그리고 이 패턴들이 배치되는 두 계층의 책임을 명확히 구분한다.
- Domain Layer :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유, 즉 "비즈니스가 요구하는 것"을 표현한다. 계산, 유효성 검증, 비즈니스 규칙 판단을 담당하며,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되는지 화면에 어떻게 보이는지 모른다.
- Data Source Layer : 도메인 객체와 외부 자원(DB, 파일, 외부 API) 사이의 통신을 담당한다. SQL 실행, 커넥션 관리, 결과를 도메인 객체로 변환하며, 비즈니스 규칙을 모른다.
이 책을 읽고 멀티모듈과 순수 도메인 모듈에 대해 더 우호적이게 된 것 같다. 트랜잭션 스크립트와 데이터 게이트웨이를 이용해서 데이터 원본을 호출하는 경우도 어느 정도의 복잡성을 해결할 순 있지만, 복잡한 도메인에서는 도메인 모델과 데이터 매퍼 패턴을 이용해서 영속성에 대한 의존을 끊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설명한다. 인메모리 객체가 영속성 데이터베이스 구조에 대해 알고 있으면 한 쪽의 변화가 다른 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두 계층은 변경의 이유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스템 복잡도가 낮은 도메인에 적용하게 되면 불필요한 복잡도를 야기한다. 이 책을 통해 이런 트레이드오프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 백엔드 팀에서도 순수 도메인 모듈에 대한 찬반이 대립 중인데, 계속 고민해 볼 영역인 것 같다.
고민거리
클래스 간 참조와 테이블 간 참조는 서로 방식이 다르다.
팀과 팀원이 1:N으로 존재하는 경우, 클래스에서는 팀이 팀원을 컬렉션으로 보유할 수 있다. 하지만 테이블에서는 팀원이 팀을 참조해야 한다.
이런 차이를 데이터 매퍼 영역에서 숨겨주는 것이 RDB 관점으로 개발하는 사고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성능을 위한 비정규화나 테이블 분할처럼 도메인 로직과 무관하게 스키마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이런 변경이 도메인까지 전파되지 않으려면 결국 두 계층의 분리가 필요하다.
한편으론, 테이블이 수정되는 경우는 도메인이 변경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번 직접 부딪혀봐야 감이 잡힐 것 같다.
2025-01-15: 일론 머스크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의 CTO님에게 추천받아서 읽어보았다.
"요즘은 개발자가 개발만 잘해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와 공감, 그리고 생각의 전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관련해서 추천해주실 만한 책이 있는지 여쭤보게 됐고, 그렇게 이 책을 알게 됐다.
이전 회사의 대표님도 일론 머스크의 팬이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전 회사와 대표님의 업무 방식이 떠올랐다.
이 책은 일론 머스크의 어린 시절부터 Zip2, 페이팔, 테슬라, 스페이스X, 뉴럴링크, 보링 컴퍼니, 그리고 트위터 인수까지의 여정을 다룬다.
복잡한 가족 관계, 경영 스타일, 극단적인 리스크 감수, 피포위 심리 등 머스크의 성격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
대단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가혹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 그리고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퇴직금과 스톡옵션 지급을 피하기 위해 인수 일정을 앞당긴 행동을 보면서 존경과 불편함을 동시에 느꼈다.
돌이켜보면 나는 후광효과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부, 업적, 명성이 곧 그 사람의 인격이나 도덕성까지 보증한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확실하게 배울 점은 제1원칙 사고다. "원래 그렇게 해왔으니까"라는 유추적 사고를 거부하고, "이것이 정말 필요한가? 왜 그런가?"를 끝까지 파고드는 것이다..
- 모든 요구사항에 의문을 제기하라. 타당한 이유인가? 관행이나 약속, 규정 때문인가?
- 이 요구사항을 준 사람의 이름이 누구인가?
- 부품이든 프로세스든 최대한 제거할 수 있는가? 자동화할 수 있는가?
- 빠르게 움직이고, 날려버리고, 반복하라.
또한 곱씹어보게 되는 말들도 있었다.
"제거한 부분의 10퍼센트 이상을 복원할 필요가 없다면 충분히 제거하지 않은 것이다.""틀려도 괜찮다. 다만 잘못된 것을 옳다고 우겨서는 안 된다.""모든 기술 관리자는 실무 경험을 갖춰야 한다."
돌아보면, 나도 항상 최대한 정확하게,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과하게 들인 경험이 있다.
완벽한 설계를 위해 트레이드오프를 피하려 했던 순간들. 이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빠르게 시도하고, 부수고, 다시 반복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다 읽고나니 CTO님이 왜 이 책을 추천해주셨는지 알 것 같다.
개발만 잘하는 것을 넘어서,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에 의문을 던지고, 더 본질적인 문제를 파고드는 사고방식.
존경과 불편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 책이지만, 일과 삶을 대하는 자세와 생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